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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말 이후 지금까지 줄곧 IT 분야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겪어온 IT 기술의 변화는 현기증이 날 정도입니다. 마치 빌 게이츠가 언급한 ‘생각의 속도’로 변한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해야 할까요. IT 종사자라면 누구나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대처하지 못하면 도태되고 말 것이라는 위기감을 한번쯤은 느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간혹 ‘나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회의감이 들 때도 있습니다. 변화에 속도에 맞춰 정신없는 일상을 보내다가도 문득 제 자신과 제가 속한 세계에 대한 의미에 대해 되돌아보게 되는 것이지요. 

피에르 쌍소는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에서 “생이란 이름으로 살아가면서 사회는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면서 문명의 이기를 누리고 있지만 그 문명이란 것에 이제는 스스로 발목 잡혀 우리는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빠르게. 좀 더 빠르게 살기 위해 오늘도 부단히 노력한다”라고 말합니다.

기술과 문화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자고 일어나면 또 다른 새로운 신기한 것들이 기다리고 있을 만큼 우리는 날이 갈수록 편리한 문명의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의든 타의든 그 변화의 속도에 합류해 그 속도에 맞추거나 앞서나가야만 한다고 여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그 사람들 가운데 한사람이지요. 하지만 그 빠름에 비례해 우리는 많은 것을 잊습니다. 전통적인 것에 대한 소중함이라든가. 인간적인 것들 즉, 삶의 진정한 가치라고 여겼던 소중한 모든 것들에 대해 말이지요. 왜냐하면 빠른 변화의 속도로 인해 우리에게는 반성의 시간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진지하게 생각할 시간조차 없이 하루를 마감하고 다시 하루를 시작합니다. 따라서 저는 '느림'이야말로 우리가 다시 되찾아야할 미덕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이미 ‘빠름’에 익숙해진 우리들에게는 ‘느림’은 이제 너무나 힘든 속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다음과 같은 상상을 합니다.

“시간이 정지된 듯하다. 고즈넉한 풍경 아래에서 천천히 산책하고, 어느 낯선 벤치 위에 앉아 마음에 드는 책의 페이지를 펼쳐본다. 그러면 내가 속한 세계는 얼만 퇴색해 보일까. 아마도 지금까지 내가 고민하고 괴로워하던 것들의 어리석음을 한탄할지도 모를 일이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느리게 산다는 것이 게으르게 산다는 의미는 아닐 것입니다. 문제는 속도입니다. 그것은 물리적 시간의 빠름과 느림이 아닌 주체적인 속도 즉, ‘나의 속도'를 찾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어쩌면 자신만의 삶의 방법과 태도를 찾아나가려고 하는 하나의 시도일 수도 있습니다.
 
그 동안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 마냥 허겁지겁 질주해 오지 않았나요? 어쩌면 우리는 IT 속도에 맞추어 빨리 가려고만 했지 제대로 가려고 하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조금 늦더라도 제대로 나가려는 사람이 돼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빠르냐 느리냐가 아니라 그것이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글은 블로터닷넷(www.bloter.net) 기사로 채택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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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ele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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