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한국 개발자를 위한 단상(1) - 부조리한 감수성]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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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는 개발자가 느끼는 부조리한 감수성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지금부터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3회에 걸처 말하고자 합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리고 앞서 이미 언급했듯이 여기서는 현실적인 해결 방안보다 개발자가 갖춰야할 태도에 더 집중했기에 다소 추상적이고 모호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부조리한 감수성의 심각한 점은 그것이 오래 지속되면 대표적인 실존주의 철학적였던 키에르케고르가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 일컬은 ‘절망’을 부르기 때문입니다. 개발자에게 있어 절망이란 단적으로 말하면 ‘개발자로서의 삶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 또한 IT 업계에 종사하면서 뛰어난 재능과 능력이 있음에도 스스로 개발자의 길을 벗어나 다른 길로 떠난 이들을 종종 보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어떤 결정적인 이유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 들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프로메테우스라는 인물이 나옵니다. 그는 주신인 제우스가 감추어 둔 불을 훔쳐 인간에게 내줬고, 이로 인해 코카서스의 바위에 쇠사슬로 묶입니다. 그리고 날마다 낮에는 독수리에게 간을 쪼여 먹히고, 밤이 되면 간은 다시 회복돼 영원한 고통을 겪게 됩니다. 그 또한 부조리한 감수성을 느낀 존재입니다. 그의 간을 쪼여 먹는 독수리는 부조리한 현실이고, 포박 당한 쇠사슬은 존재 이유(개발자에겐 개발자로서 삶의 이유일 것입니다)의 부재입니다.
  
저는 프로메테우스를 통해 개발자로서 겪는 부조리한 현실과 감수성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프로메테우스가 겪은 반복되는 고통은 그가 신에게 등을 돌리고 인간 편에 서서 인간에게 맨 처음 문명을 가르쳐줬다는데서 비롯됩니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프로메테우스의 첫 번째 상징인 ‘휴머니즘’이 있었습니다.

개발자 또한 그래야만 하지 않을까요? 밤샘과 야근이 매일같이 반복되는 현실은 정말 참을 수 없는 고통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들은 개발에 대한 열정을 갖고자 하는 것일까요? 그러한 고통에는 프로메테우스와 같이 ‘인간에 대한 순수한 애정’이 마음 깊은 곳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개발자가 만드는 프로그램이 단순히 회사에서 주어진 일이 아니라면, 다시 말해 개발자가 평소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이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을 통해 형상화되고, 그것이 모든 사람들이 이롭게 쓰인다는 것이라면 어떨까요? 그렇다면 프로메테우스가 그랬던 것처럼 개발자가 느끼는 고통조차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개발자들이 만드는 프로그램(Program)의 Pro는 '미리, 먼저(before)"라는 의미이고, gram은 '쓰다(write)‘를 뜻한다고 합니다. 어원적으로 ‘미리 쓰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지요. 공교롭게도 프로메테우스는 ‘먼저 생각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저는 개발자로서 ‘살아야할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물음의 대한 1차적인 해답은 행복한 프로메테우스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즉, 리눅스를 만든 리누스 토발즈의 다음과 같은 말에서 저는 행복한 프로메테우스로서 개발자의 행복한 모습을 봅니다.

"Just for fun(단지 재미로)"

-이글은 블로터닷넷(www.bloter.net) 기사로 채택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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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ele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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